전과를 숨긴 채 억만장자의 집에 가정부로 입주한 나,
하지만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하지만 비밀을 가지고 있는 건 나만이 아니었다.
출소 후 몇 주째 차 뒷좌석에서 먹고 자며 생활하던 나에게 드디어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다.
한 부잣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게 된 것이다.
비록 창문도 열리지 않고 문도 밖에서만 잠글 수 있는 비좁은 다락방에서 지내야 했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았다.
내 첫 일은 늘 새하얀 옷만 입는 안주인 니나가 난장판으로 만들어 놓은 주방을 치우는 것이었다.
이런 일이 매일 계속됐지만 니나는 자신이 한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았고,
그녀에게 정신병이 있다는 소문도 돌았다.
온갖 괴팍한 요구에도 나는 잘리지 않기 위해 꾹 참고 일했다.
그러던 어느 날, 과묵한 외국인 정원사가 심각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 나중에 검색해보니 ‘위험’이라는 뜻이었다.
그 말을 들은 직후 다락방을 나가려고 손잡이를 돌렸지만 갑자기 문이 열리지 않았다.
‘날 방에 가둔 건가? 침착하자.’ 그들은 아직 내 비밀을 모른다.
내가 진짜 어떤 사람이고 뭘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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