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든 것을 잃지는 않았다. 전부는 아니다.”
가끔 삶이 나도 모르게 쓰인 한 편의 드라마 같을 때가 있다.
때로 드라마가 아니라면 설명하기 힘든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서프러제트〉 〈철의 여인〉 〈더 스플릿〉 〈셰임〉 등의 화제작을 집필하고
에미상을 수상한 극작가 아비 모건의 사랑과 상실에 관한 에세이다.
누구보다 그녀를 사랑하고 지지해 주던 배우자,
제이콥이 어느 날 갑자기 쓰러져 아비 모건에 관한 기억만 잃은 채로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가 시작된다.
기억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몸도 마음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사람이 된 제이콥.
아비 모건은 그가 제대로 살 수 있다는 희망에 차오르다가도,
때로는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약도 없이 그 옆을 지킨다.
그런 아비 모건을 보면서도 제이콥은 “당신은 아비가 아니야”라고 선언하며 그녀를 무너뜨렸다.
이런 날들 속에서 아비 모건은 자기 연민에 빠져 있기보다
처한 상황들을 매순간 날카롭게 탐구하면서 특유의 강인함과 인내력으로 지나왔다.
그렇게 보낸 3년이라는 시간의 기록들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아비 모건은 직업적으로 늘 끝이 분명한 이야기를 좇으며 살아왔지만,
아비 모건은 직업적으로 늘 끝이 분명한 이야기를 좇으며 살아왔지만,
자기 자신의 ‘인생’이라는 작품에서만큼은 주어진 각본이 아닌 스스로 만들어 온 각본을 통해
끝까지 살아남은 주인공이다.
그녀의 이야기를 통해 당연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래서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것들을 돌아볼 수 있다.
나아가 삶의 불확실성에 직면할 수 있는 의지와 용기를 찾을 수 있다.
하나 감당하기도 힘든 불행한 일들이 연이어 찾아올 때면
하나 감당하기도 힘든 불행한 일들이 연이어 찾아올 때면
‘왜 하필 나일까’ 싶은 마음에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파도가 다가올 때 그 위로 몸을 실어 해안까지 닿아야 한다는 아비 모건의 말마따나
인생의 여러 재난들이 우리를 덮치려 할 때,
그 속으로 휩쓸리는 대신 위로 올라서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이를 대해야 한다.
어떤 일은 반드시 일어나야만 하는 것이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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